최순실은 누구길래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드나?

영국의 철학자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의 저서 중 ‘리바이어던’이라는 책은 정치 철학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책입니다. 그는 현대 정치 철학의 근본인 ‘국가주의 국가론’을 내세운 사람입니다. 홉스의 국가론에서 국가는 인간이 만들었지만 인간을 넘어서는 존재이며, 권력을 정당하게 행사하는 ‘세속의 신(Mortal God)’이라고 표현합니다. 물론 그의 철학이 현대 정치 철학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전달하려던 뿌리는 하나입니다: “국가는 강해야 한다.”

다양한 국가론이 있지만, 현대 정치 철학을 주도하고 있는 국가론들은 국가가 국민보다 아래에 있다고 말합니다. 정부는 국가가 아닙니다. 국가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국가와 국민을 이어주는 매개체의 역할이 정부입니다. 국가는 내부의 무질서와 범죄, 외부의 침략의 위협에서 국민을 보호하며, 공공재(Public Goods)를 제공하여 국민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 존재합니다. 이러한 국가의 의무를 정부가 실행하게 되기에 국가가 강해지려면 정부가 강해져야 합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번 ‘최순실 사태’가 시끄러운 이유는 바로 강한 국가를 위해서 강해져야 하는 정부가 한 민간인의 의해서 조종(?)당해왔던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이번 달 초, 미르재단과 K-스포츠라는 문화재단 설립 과정에 청와대의 개입여부에 대한 의혹이 처음 나왔습니다. 야당에 따르면,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이 약 800억 원의 자금을 국내 대기업으로부터 지원받아 미르재단과 K-스포츠라는 문화재단을 설립하였는데, 이 설립 과정에서 비선 실세와 청와대 참모가 개입한 정황이 밝혀진 것입니다. 이때 비선 실세로 지목된 사람이 바로 ‘최순실’입니다. 청화대 측은 이 의혹에 대해서 야당이 부풀리기와 정치공세, 민간의 기부문화를 위축시키고 민간활동 영역을 통제하려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 두 재단의 설립이 민간의 기부활동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1. 미르 재단과 K-스포츠의 기업별 모금 액수를 보게 되면, 놀랍게도 기업별 모금액이 많은 순서와 기업별 재계 순위가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입니다.  즉,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모금을 하였다면, 재계 순위와 기업별 모금액이 많은 순서가 비슷한 것을 우연의 일치로 봐야 하는데, 이는 무리가 있습니다. 이는 마치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 모금액이 정해진 듯 보입니다.
  2. 재단법인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너무나도 일사천리로 진행된 부분도 의혹을 불러일으킵니다. 통상 법인을 설립할 때 소요되는 기간이 약 27.7일 정도 된다고 합니다. 아무리 빠르게 진행된다 하더라도 7~10일 정도 소요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 두 재단의 경우에는 ‘5시간’만에 법인 설립이 완료되었다고 합니다. 2008년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설립된 149개의 법인 가운데 하루 만에 설립이 완료된 경우는 단 6건에 불과합니다. 그 중 3건은 올림픽, 월드컵, 등의 목적으로 설립된 공적인 재단이고, 나머지 3건 중 2건이 공적인 재단이 아닌 미르 재단과 K-스포츠인 것을 보았을 때, 청와대의 개입 가능성을 의심해 볼 만 합니다.
  3. 두 재단이 신생 재단인데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주최하는 모든 행사에 참여하며, 청와대의 유착관계에 대한 확신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두 재단법인은 신생 재단이며, 아직까지 사회에 어떠한 기여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청와대가 주최하는 행사들에 참여하고, 대통령 아프리카 순방과 유럽 방문 당시에도 동행한 점을 볼 때 청와대의 압력은 반박할 수가 없어 보입니다.
  4. 이 외에도 서로 다른 두 재단이지만 회의록이 말도 안 되게 비슷한 점, 회원기업 명단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회의 참여기업 명단을 같게 써놓은 점, 등을 보았을 때 외부의 압력의 존재를 충분히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K-스포츠는 단순히 청와대의 압력으로 만들어진 재단이 아니라, 비선 실세라 불리는 최순실의 딸, 정유라 양의 승마 교육을 위해서 만들어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이화여대 특혜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K-스포츠의 자금이 정유라 양의 승마 교육에 사용되었는지 현재 검찰이 조사 중입니다. 미르 재단과 K-스포츠 사건이 점점 커지자 박근혜 대통령은 직접 나서서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 조사를 촉구하였고, 특검을 통해 진상 규명하라는 의견을 표명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전, 최순실의 PC에서 44개의 대통령 연설 전 연설문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었으며, 연설문 원고에 빨간펜으로 수정한 사실도 확인되었으며, 실제 연설서도 달라졌다는 사실까지 확인되었습니다. 대선 유세문, 당선 소감문, 국무회의 자료, 등 국가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문서들을 사전에 열람하였으며, 이를 개인이 수정한 부분은 명백한 불법 행위입니다.

기업들에게 자금을 강요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설립되었다는 재단의 자금을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고, 국민의 동의를 얻고 당선된 대통령 위에서 모든 것을 조종하는 이 모든 것이 민주주의를 능멸하고 국가를 능멸하는 사건입니다.

국가는 강해야 합니다.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국민을 지키기 위해 설립된 군대를 내부의 질서유지를 위해서 동원하던, 국가가 국민의 위에 있던 시대가 아닙니다. 정부는 국가 대신에 국민을 보호하는 존재로서 국민 이외에 누구에 의해서도 흔들려서는 안됩니다. 조선, 해운, 철강 산업이 무너지는 것보다 더 큰 이번 사건은 우리 국가를 무너뜨린 사건입니다.

이번 최순실 사태는 정말로 시대착오적인(Anachronistic) 사건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어떻게 나올지 정말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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